칼럼 · AI 그 시절
사람들은 왜 ChatGPT에 열광했나
ChatGPT 열풍은 2022년 11월에 시작됐다. 공개 두 달 만에 1억 명이 썼다. 알파고부터 GPT-3까지 그 전의 이야기,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 세 가지, 곧바로 드러난 문제점을 차례로 짚는다.
2016년 3월, 서울에서 바둑 다섯 판이 열렸다. 한쪽은 이세돌 9단, 다른 쪽은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바둑 AI 알파고. 결과는 4 대 1, 알파고의 승리였다. [출처: Wikipedia · AlphaGo versus Lee Sedol]
Gemini로 만든 그림
많은 한국 사람이 AI를 처음 실감한 순간이다. 그리고 6년 뒤, AI는 한 번 더 세상을 놀라게 한다. 이번에는 바둑판이 아니라 대화창이었다 — ChatGPT.
알파고에서 ChatGPT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사람들은 왜 그렇게 열광했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차례로 짚어 본다.
알파고 — 보는 AI
알파고는 대단했지만 바둑만 두는 AI 였다. 그리고 보는 AI 였다. 뉴스로 보고 중계로 봤을 뿐, 내 손으로 알파고에게 무언가를 시켜 본 사람은 없다.
보는 AI와 쓰는 AI — Gemini로 만든 그림
그 사이 글을 다루는 AI가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 2017년 — 구글 연구진이 트랜스포머라는 새 구조를 논문으로 내놓았다. 문장 속 단어들이 서로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한꺼번에 살피는 방식이다. 지금의 대화형 AI는 거의 모두 이 구조 위에 서 있다. [출처: arXiv · Attention Is All You Need]
- 2019년 — OpenAI가 GPT-2를 발표했다. 글을 너무 그럴듯하게 써서, 가짜 뉴스에 쓰일까 봐 처음엔 전부 공개하지 않았다. 가장 큰 모델은 그해 11월에야 공개했다. [출처: Wikipedia · GPT-2]
- 2020년 — GPT-3가 나왔다. 크기가 GPT-2의 백 배가 넘었다. 다만 개발자가 신청해서 코드로 불러 쓰는 방식(API)이라, 보통 사람은 써 볼 길이 없었다. [출처: arXiv · Language Models are Few-Shot Learners]
📖 GPT — 많은 글을 미리 읽혀 둔(Pre-trained), 글을 지어내는(Generative), 트랜스포머(Transformer) 구조의 AI. 세 단어의 머리글자다.
글을 잘 쓰는 AI는 이미 있었다. 다만 연구실과 개발자의 것이었다.
2022년 11월 30일 — 모두가 쓰는 AI
ChatGPT는 GPT에 대화창을 붙인 것이다. OpenAI는 공개 글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대화 형식이라서 이어지는 질문에 답하고, 자기 실수를 인정하고, 틀린 전제를 짚고, 부적절한 요청은 거절할 수 있다. [출처: OpenAI · Introducing ChatGPT]
반응은 숫자가 말해 준다.
| 언제 | 무슨 일 |
|---|---|
| 2022년 11월 30일 | ChatGPT 공개 — 무료 「연구용 미리보기」 |
| 12월 5일 (닷새 뒤) | 사용자 100만 명 — OpenAI 대표 샘 올트먼이 직접 알림 [출처: X · @sama] |
| 2023년 1월 (두 달 뒤) | 한 달 사용자 약 1억 명 추정 —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반 걸린 숫자 [출처: Euronews · 로이터 · UBS 보고서] |
분석을 낸 스위스 은행 UBS는 “인터넷 업계를 20년 지켜보면서 이렇게 빨리 큰 서비스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적었다.
사람들이 열광한 이유 — 세 가지
하나, 빈칸 하나가 전부였다. 설치할 것도, 낼 돈도, 배울 것도 없었다. 가입하고, 빈칸에 쓰고, 엔터를 치면 끝이었다. GPT-3와 같은 계열의 AI가 처음으로 모든 사람 앞에 놓였다.
둘, 말을 받아서 이어 갔다. 그 전의 챗봇은 정해진 질문에 정해진 답을 했다. ChatGPT는 앞에서 한 말을 기억하고, 되묻고, “더 짧게”라고 하면 줄였다. 기계에 명령하는 게 아니라 사람과 이야기하는 느낌이었다.
셋, 무엇을 시킬지 내가 정했다. 이메일 초안, 번역, 요약, 시, 그리고 코드까지. 한 가지 일만 하는 AI가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마다 “나는 이걸 시켜 봤다”는 이야기가 하나씩 생겼고, 그 이야기가 입소문이 됐다.
곧바로 드러난 문제점
열광만큼 걱정도 빨랐다.
그럴듯하게 틀린다. OpenAI도 공개 글에 한계를 먼저 적었다 — 가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틀렸거나 말이 안 되는 답을 쓴다. 공개 닷새 만인 12월 5일, 개발자 질문 사이트 스택오버플로는 ChatGPT로 쓴 답변을 임시로 금지했다. 맞는 답의 비율은 낮은데, 겉보기엔 그럴듯하고 만들기는 쉬워서 오히려 해롭다는 이유였다. [출처: The Register] 모르는 것도 아는 것처럼 매끄럽게 말하는 이 문제에는 나중에 이름이 붙었다.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 우리말로 환각이다.
있지도 않은 섬을 가장 자신 있게 그려 넣은 지도 — 할루시네이션. Gemini로 만든 그림
숙제를 대신 써 준다. 2023년 1월, 미국 뉴욕시 공립학교는 학교 기기와 인터넷에서 ChatGPT를 막았다. 학생의 배움을 해치고 내용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이 금지는 그해 5월에 풀렸다. [출처: CNN · NBC News]
회사 비밀이 새어 나간다. 2023년 5월,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생성형 AI 사용을 막았다. 직원이 반도체 관련 소스 코드를 ChatGPT에 붙여 넣고 문제를 물어본 일이 드러난 뒤였다. 한번 보낸 내용은 바깥 서버에 남아 지우기 어렵다는 걱정이었다. [출처: Fortune]
세 가지 모두 지금도 유효하다. AI의 답은 확인하고 쓰고, 배우는 자리에서는 스스로 해 보고, 회사 자료는 넣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
ChatGPT는 AI를 보는 것에서 쓰는 것으로 바꿨다. 그 뒤로 대화창 AI는 여럿 생겼고, 이제는 대화로 시켜서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단계까지 왔다.
이 사이트는 그다음 이야기를 다룬다 — 코딩을 몰라도 Claude로 내 일을 돕는 도구를 직접 만들어 보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