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지금 AI

AI 에이전트 시대, 2026년엔 이렇게 쓴다

AI 에이전트가 대세가 된 2026년. 이제 AI를 달래고 다그치며 쓰지 않는다. 내가 아는 것을 대화로 나누고,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긴다. 3년 사이 무엇이 바뀌었고, 사람들은 왜 아직 그때 방식에 머무는지 짚는다.

AI 에이전트라는 말을 요즘 어디서나 듣는다. 지난 칼럼에서 2023년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어떻게 공부했는지 돌아봤다. 이번에는 같은 눈으로 2026년 지금을 들여다본다.

3년 전에는 좋은 프롬프트 한 줄을 찾으려고 밤을 새웠다. 지금은 프롬프트를 공들여 쓰지 않는다. AI와 이야기를 나누고,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긴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달래고 다그치던 시절은 끝났다

2023년에는 AI를 달래 가며 썼다. “당신은 이 분야의 전문가입니다”로 시작하고, “이 일을 제대로 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를 붙였다. 잊어버릴까 봐 같은 조건을 몇 번이고 다시 적었다. AI의 모자란 곳을 사람이 주문 같은 말로 메웠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AI는 긴 대화를 잊지 않고, 한국어로 물어도 잘 알아듣는다. 다그친다고 더 잘하지도 않는다. 이제 결과를 바꾸는 건 말투가 아니라 내가 무엇을 알려 주느냐다.

이제는 대화한다

지금 AI를 잘 쓰는 사람들은 한 번에 완벽한 프롬프트를 쓰려 하지 않는다. 대신 이야기를 나눈다.

내가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왜 하는지, 어디에 쓸 건지 말한다. 그러면 AI가 되묻는다. 누가 볼 건지, 꼭 들어가야 할 게 무엇인지, 피해야 할 건 없는지. 그 질문에 답하다 보면 나도 막연했던 것이 정리된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계획부터 보여 달라고 하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 전에 바로잡을 수 있다.

이건 사람끼리 일할 때와 똑같다. 일을 맡길 때 잘하라고 다그치는 사람보다, 배경을 충분히 설명해 주는 사람이 원하는 결과를 받는다. 내가 아는 지식을 대화로 나누고, AI는 그걸 바탕으로 일한다. AI를 달래던 시대에서, AI와 지식을 나누는 시대로 넘어왔다.

AI 쓰는 법, 3년 사이 — 2023년에는 주문을 외우고, 잊을까 봐 다시 적고, 화면의 표를 사람이 옮겨 붙였다. 2026년에는 대화로 내 일을 나누고, AI가 되묻고, 파일과 영상까지 만들고, 에이전트가 나눠 맡아 스스로 확인한다

영상도 이렇게 만들어진다

요즘은 짧은 홍보 영상도 대화로 만든다. 만드는 과정을 보면 3년 사이 무엇이 바뀌었는지 잘 보인다.

무엇을 위한 영상인지, 어디서 정보를 가져오면 되는지 말하면 AI가 그 홈페이지를 직접 읽고 연혁과 숫자를 모은다. 모은 내용으로 콘셉트를 잡고, 장면 순서를 짜고, 박자에 맞춰 화면이 바뀌는 영상을 만들어 먼저 보여 준다. 효과음도 AI가 직접 만들어 붙인다. 마음에 들면 화면을 한 장씩 그려 소리까지 들어간 영상 파일로 묶어 준다. 사람은 처음에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고, 중간에 보고 고칠 곳을 짚는다.

2023년에는 배너에 영어 몇 글자 넣는 것도 철자가 틀려 몇 번을 다시 그렸다. 3년 뒤에는 대화 몇 번에 소리까지 들어간 영상 파일이 나온다.

이때도 결과를 가르는 건 맥락이다. 어디에 틀 영상인지, 가로인지 세로인지, 로고는 어떻게 할지를 처음에 알려 주면 한 번에 끝난다. 빠뜨리면 다시 묻고 다시 만든다. 좋은 결과를 만드는 건 다그치는 말이 아니라, 내가 아는 것을 얼마나 나눠 주느냐다.

에이전트, 2023년에도 들었던 말

에이전트라는 단어는 2023년에도 들었다. 알아서 일을 처리하는 AI가 곧 나온다고들 했다. 그때는 아직 먼 이야기처럼 들렸다.

지금은 다르다. 에이전트가 대세가 됐다. 대화만 하는 AI가 아니라, 내 컴퓨터에서 파일을 만들고, 명령을 실행하고, 결과를 확인하고, 틀리면 스스로 고치는 AI다. 특히 코딩 에이전트가 그렇다. 이름은 「코딩」이지만, 정작 코드를 모르는 사람에게 더 쓸모가 있다. 코드를 몰라도 말로 일을 맡기면 에이전트가 코드를 써서 해낸다.

저녁 무렵 책상 앞에서 커피를 든 사람이 모니터를 향해 편하게 말하고, 화면 속 창 셋(데이터 · 차트 · 영상 편집)이 빛나는 선으로 이어져 나눠서 일하는 그림 사람은 말하고, AI 여럿이 나눠서 일한다 — Gemini로 만든 그림

이제는 AI와 AI가 대화한다. Claude Code만 해도 큰 일을 받으면 작은 일로 나눠 다른 AI(서브에이전트)에게 맡기고, 그 결과를 받아 정리한다. [출처: Claude Code Docs · Create custom subagents] 사람은 처음에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고, 중간에 방향을 잡고, 끝에 결과를 확인한다.

3년, 그런데 사용법은 그대로

변화는 빨랐다. 지난달에는 메타가 장보기와 예약까지 대신 해 주는 AI 에이전트 「뮤즈」를 내놨고, 열흘 만에 앱스토어 1위에 올랐다. (챗봇 다음은 ‘대신 해 주는 AI’) 불과 3년 만이다.

그런데 주변을 보면 아직 2023년 방식으로 쓰는 사람이 많다. 질문 하나 던지고 답 하나 받는다. 마음에 안 들면 다시 묻는다. 물론 그때보다 AI가 좋아져서 그 방식으로도 효율은 꽤 올랐다. 하지만 같은 AI로 진짜 일을 맡길 수 있는 방법이 이미 있는데, 그 앞에서 멈춰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AI는 결국 일을 대신해 줄 수 없다」는 말도 여전히 듣는다. 2023년 방식으로 써 보면 그 말이 맞다. 답은 그럴듯한데 내 일에 바로 쓰기는 애매하다. 그런데 그건 AI가 모자라서라기보다, 쓰는 방법이 3년 전에 멈춰 있어서인 경우가 많다.

그 시절 공부가 남긴 것

2023년에 외우던 요령은 이제 거의 쓰지 않는다. 하지만 그때 몸으로 익힌 감은 남았다. AI가 어디서 막히고, 그럴 땐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 새 도구가 나와도 일단 써 보고, 막히면 길을 찾는 습관.

이제 필요한 건 주문이 아니다. 내가 하려는 일을 잘 설명하는 힘, 그리고 일을 맡겨 보는 용기다. 프롬프트를 잘 쓰던 사람이 아니라, 자기 일을 잘 아는 사람이 AI를 가장 잘 쓰는 시대가 됐다.